갱년기 음식 추천, 좋은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 한눈에 정리
50대에 진입하고 나서 달라진 게 하나 있다. 갱년기 이야기가 더 이상 남 얘기로 들리지 않는다는 것. 아내 친구들 사이에서 요즘 갱년기가 화제다. 안면홍조 때문에 한여름에도 부채를 들고 다닌다는 사람, 밤마다 잠을 못 이룬다는 사람, 이유 없이 짜증이 난다는 사람. 듣고 있으면 결코 가볍지 않다. 아내도 어느덧 그 나이대에 접어들었고, 나는 슬슬 뭔가를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갱년기 증상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음식은 없다. 하지만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이 글은 그 기준에서 정리한 내용이다. 무엇을 먹으면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무심코 먹고 있는 것 중에 되레 증상을 악화시키는 게 무엇인지.
갱년기, 왜 먹는 게 달라져야 하나
갱년기는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다. 하이닥 영양사에 따르면 이로 인해 안면홍조, 불면, 기분 변화, 골밀도 감소 같은 신체 변화가 생기고, 콜레스테롤 수치와 체내 지방 함량도 함께 올라가기 쉽다.
문제는 이 시기에 기초대사량까지 떨어진다는 점이다. 예전과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더 잘 찌고, 뱃살이 유독 잘 붙는다. 먹는 것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에스트로겐 수치 자체를 음식으로 높이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체내에서 에스트로겐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섭취하면 호르몬 감소의 충격을 어느 정도 완충할 수 있다는 게 현재까지 연구들이 보여주는 방향이다.
갱년기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
콩과 콩 제품 — 이소플라본의 핵심 공급원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대표 성분이 이소플라본인데, 콩에 가장 풍부하게 들어 있다.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일부 작용을 보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 일본 연구진이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이소플라본이 함유된 대두 수프를 4주간 섭취한 그룹에서 골형성 지표가 개선되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게 있다. 이소플라본이 가장 많이 들어 있는 부위는 콩의 배아 부분인데, 가공 과정에서 잘려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중 두부나 두유의 경우, 제품마다 이소플라본 함량 차이가 크므로 영양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콩 자체를 삶거나 쪄서 먹는 쪽이 효율적일 수 있다.
석류 — '여성의 과일'이라 불리는 이유
석류에는 식물성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갱년기 증상 개선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다. 국내 대학병원 인체적용시험에서는 석류추출물(엘라그산)이 안면홍조와 발한 등 갱년기 지수(KI) 개선에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등푸른 생선 — 혈관 건강을 함께 챙기는 선택
갱년기가 되면 에스트로겐이 줄면서 혈관 건강도 함께 흔들린다. 고등어, 꽁치, 삼치, 참치 같은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는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줄이고 혈류를 원활하게 한다. 코메디닷컴 건강 기사에서도 40대부터 등푸른 생선 섭취를 늘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칼슘 + 비타민D — 뼈가 무너지기 전에
갱년기 이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영등포구 보건소 자료에 따르면, 갱년기 전 여성에게는 하루 1,000mg, 갱년기 이후에는 1,500mg의 칼슘 섭취가 권장된다.
우유와 유제품이 흡수율이 가장 높고(25~40%), 멸치·뱅어포처럼 뼈째 먹는 생선도 좋은 선택이다. 여기에 비타민D가 빠지면 칼슘을 아무리 먹어도 소화흡수가 잘 안 된다. 연세대학교 건강정보에 따르면 낮에 20~40분만 햇볕을 쬐어도 하루 필요량 정도의 비타민D가 만들어진다. 외출이 어렵다면 연어, 계란, 표고버섯 같은 비타민D가 풍부한 식품을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통곡물과 채소 — 혈당을 안정시켜야 체중도 잡힌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진 갱년기 여성에게 흰쌀밥 위주의 식단은 혈당 스파이크를 쉽게 일으킨다. 현미, 보리, 퀴노아 같은 통곡물로 조금씩 대체하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두의 폴리페놀 성분도 뼈 조직을 약하게 하는 파골세포 형성을 억제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있다.
오히려 피해야 할 음식들
좋은 음식을 챙기는 것만큼 피해야 할 것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키는 식품들이 생각보다 일상 속에 많다.
카페인과 고카페인 음료는 주의가 필요하다. 카페인이 체내 칼슘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양을 늘리고, 안면홍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5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카페인을 섭취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열감에 시달리는 비율이 더 높았다. 불면 증상이 있는 분이라면 커피나 홍차를 줄이는 게 특히 도움이 된다.
알코올도 마찬가지다. 알코올은 뼈 재생을 억제하고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방해하며, 피로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술 한 잔쯤이야 하고 넘기기엔, 갱년기 몸은 이전과 다르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도 조심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건강 자료에 따르면 기름진 음식은 세로토닌 수치를 낮출 수 있고, 가공식품이나 팜유로 만든 인스턴트 제품에 많은 트랜스지방은 혈관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갱년기 이후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더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나트륨이 많은 식품도 골다공증 위험을 높인다. 세브란스병원 식사요법 자료에 따르면 염분을 과하게 섭취하면 혈중 칼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오게 된다. 젓갈류, 장아찌, 인스턴트 식품이 대표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두유를 매일 마시면 이소플라본 보충이 될까요? 시중에 유통되는 두유에는 이소플라본이 생각보다 적게 들어 있습니다. 콩의 배아 부분이 가공 과정에서 분리되기 때문입니다. 두유보다는 삶은 콩을 그대로 섭취하거나, 이소플라본 함량이 표기된 건강기능식품을 활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입니다.
Q. 갱년기에 칼슘 보충제를 따로 먹어도 괜찮나요? 식품으로 충분한 칼슘 섭취가 어려울 때 보충제를 고려할 수 있지만, 과잉 섭취는 신장결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칼슘 보충제는 단독보다 비타민D와 함께 섭취해야 흡수율이 올라가며, 구체적인 용량은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석류즙은 매일 먹어도 될까요? 천연 석류즙은 당분이 상당히 높습니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갱년기 여성이라면 과량 섭취보다는 적정량을 유지하는 것이 좋고, 당이 첨가된 가공 석류즙은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마무리하며
갱년기는 병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변화의 과정이지만, 그렇다고 그냥 버티기만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무엇을 먹느냐가 증상의 강도를 어느 정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오늘 식탁에서 한 가지씩 바꿔보는 것이 시작이다.
흰쌀밥에 현미를 조금 섞어보거나, 간식으로 두부 한 조각을 더 챙기거나, 밤의 커피 한 잔을 따뜻한 캐모마일 차로 바꿔보는 것처럼. 작은 변화 하나가 쌓이면 달라진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담고 있으며, 개인의 건강 상태나 기저 질환에 따라 적합한 식단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갱년기 증상이 심하거나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 또는 영양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참고 자료
- 하이닥 — 갱년기 여성에게 필요한 영양제 5가지 (약사 김지영):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780
- 하이닥 — 갱년기 여성, 좋은 음식 vs 피해야 할 음식은?: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504
- 코메디닷컴 — 여성의 갱년기 전·후에 좋은 음식 vs 나쁜 음식: https://kormedi.com/1386027/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건강정보 — 골다공증의 식사요법: https://sev.severance.healthcare/health/lifecare/nutrition/diseasediet.do?mode=view&articleNo=108479
- 영등포구 보건소 —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 https://www.ydp.go.kr/health/contents.do?key=3710


